‘MB 심판’, 왜 여론조사는 예측 못했을까

게시 날짜: 2010/06/04, 카테고리: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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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선거 결과

6·2 지방선거의 뚜껑을 막상 열어보니 뜻밖의 결과가 나왔다. 민주당이 야권연대에 바탕하여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대승을 거두었고, 민주당에 대해 여유 있게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한나라당은 그 예상과는 정반대로 참패하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우선 민주당은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전국 16개 지역 중 7개 지역에서 승리했다. 민주당이 자신의 전통적인 지역인 호남의 3개 지역과 수도권의 인천 그리고 충청권의 충남과 충북에서 승리했고, 과거 전통적인 한나라당 지역이었던 강원에서도 승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야권단일 후보로 경남에서 승리한 무소속의 김두관 후보까지 감안한다면,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연대의 승리는 한나라당의 핵심 지역인 경남에까지 확대되었다.

다음으로 민주당은 기초단체장 선거, 특히 수도권의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예상외의 승리를 거두었다. 서울의 25개 지역 중 무려 21개 지역에서 승리했고, 경기도의 31개 지역 중 17개 지역에서 승리했으며, 인천의 10개 지역 가운데 7개 지역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태는 이에 그치지 않았다. 인천에서는 야권 단일화 협상의 성과에 힘입어 2개 지역의 기초단체장이 민주노동당에게도 돌아갔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이 같은 대승에 비해 한나라당의 성과는 그야말로 참패였다. 광역단체장 선거의 경우 한나라당은 자신의 연고지역인 영남지역을 제외할 경우, 서울과 경기에서만 겨우 승리할 수 있었다. 그나마 서울에서의 승리는 초박빙의 신승이었다는 점에서 그것은 승리라기보다는 차라리 패배를 간신히 모면했다고 보는 것이 오히려 타당할 것이다. 또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기초단체장 역시 그 대부분의 승리는 민주당으로 넘어갔다.

다른 한편, 이번 6·2 지방선거는 각 지역의 교육감 및 교육위원 선거도 같이 치렀다는 점에서 전국적인 첫 교육자치선거의 의미도 지니고 있었다. 아무튼, 선거 결과는 인천, 대전, 충남, 충북, 부산, 대구, 울산, 경남, 경북, 제주의 10곳에서는 보수 후보가 승리하고, 서울, 경기, 강원, 광주, 전북, 전남의 6곳에서는 진보 후보가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자치의 첫 전국 선거에서 진보의 후보들의 이 같은 승리는 향후 우리 교육정책과 행정의 변화에 있어 매우 중요한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참패와 민주당 대승의 원인

그렇다면 예상과는 달리 민주당이 대승하고 한나라당이 참패한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난 원인은 무엇인가? 우선 한나라당 참패의 가장 커다란 원인은 한 마디로 국민과의 소통을 무시한 채 그 국정운영을 일방적으로 강행했던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누적된 반발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이명박 정부의 특권층 편향의 정책, 4대강 사업세종시 수정안의 강행 등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은 매우 컸다.

그럼에도 그들은 국민들의 그러한 반발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오히려 그들은 여론이 위로부터 조작 가능하고, 따라서 여론몰이를 통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여론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었던 것으로 보인다. 천안함 사건을 이용한 여론몰이가 바로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러나 그러한 그들의 태도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즉 언젠가는 “자기 꾀에 자신이 넘어가는” 바로 그러한 약점이다.

다음으로 민주당의 대승에는 다음과 같은 요인들이 작용했다. 첫째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년 기념을 계기로 조성되었던, 거세지는 않지만 깊이 침투했던 ‘노풍’의 영향이다. 그것은 특히 친노 후보들이 선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 둘째는 거대 한나라당에 대항하여 추진되었던 야권 연대의 노력이 어느 정도 성공했고, 그로 인해 야권표가 분산되지 않고 집중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셋째는 세종시 문제가 보여주듯, 첨예한 지역적 쟁점이 해당 지역의 유권자들로 하여금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케 하는 자극을 제공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대승과 관련하여 우리가 특별히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원인이 있다. 6·2 지방선거의 투표율이 과거에 비해 상승했다는 점이다. 사실 과거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1995년 68.4%를 기록했던 이후 1998년에는 52.7%, 2002년에는 48.9%, 2006년에는 51.6%로 크게 떨어졌다. 그러나 올해 6·2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54.5%의 잠정 투표율을 기록했는데, 이 같은 투표율의 상승은 젊은층과 부동층의 투표 참여가 증가했고 그것이 민주당에 유리한 결과로 이어졌음을 시사해주고 있다.

여론몰이와 억압된 민심

6·2 지방선거의 이상과 같은 결과와 관련하여 우리가 의아해하지 않을 수 없는 또 하나의 문제가 있다. 왜 그러한 선거 결과가 사전의 여론조사에서 예측되지 않고 그 반대로 예측되었는가 하는 점이다. 다시 말해, 6·2 지방선거 이전의 각종 여론조사는 대체적으로 한나라당의 일방적인 승리를 예측했는데, 선거 결과는 뜻밖에도 그 반대로 나왔던 것이다. 왜 이런 예기치 못한 사태가 발생했던 것인가?

그것은 이명박 정부가 보수언론과 더불어 선거용 여론몰이를 강행함으로써 오도된 여론이 선거정국을 지배했기 때문이다. 즉 이명박 정부의 거친 여론몰이 속에서 야권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여론조사 자체를 기피했고, 따라서 그것은 한나라당 후보들에 대한 과대 지지의 모습으로 나타났던 것이다. 더구나 천안함 사건을 이용한 이명박 정부의 여론몰이는 이러한 경향을 더욱 심화시켰고, 따라서 여론의 오도 현상은 더욱 심화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여론몰이가 6·2 선거정국의 모든 쟁점과 이슈들을 덮어버렸음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들 내부에는 또 다른 바닥 여론이 있었다. 이를테면 4대강 사업의 강행에 대한 불만과 비판 그리고 무상급식을 비롯한 생활밀착형 이슈들에 대한 공감 등이 바로 그것들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바닥 여론은 이명박 정부의 여론몰이에 의해 쉽게 밖으로 표출되기 어려웠다. 따라서 그것은 억압된 민심으로 누적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억압된 그 민심은 그것이 표출될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였던 6·2 지방선거를 통해 한꺼번에 분출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명박 정부의 여론몰이는 유권자들의 진정한 민심을 억압하는 결과를 가져왔고, 그것은 역설적이게도 그 민심이 투표를 통해 한꺼번에 분출될 때 그들이 미처 이에 대처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6.2 지방선거의 뜻밖의 결과는 억압된 민심의 분출에 의한 한나라당 심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기사 출처 : 프레시안  /정해구 성공회대 사회과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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